윤성현 감독의 데뷔작 <파수꾼>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독특한 구조를 통해 인간 감정과 기억의 모호함, 관계의 예민한 성질을 날카롭게 들추는 작품이다. 겉으로는 한 소년의 죽음을 좇고 있지만, 그 속살은 한 인간을 이해해보는 여정에 가깝다. 기태(이제훈)라는 인물이 있다. 영화가 열리자마자 또래 학생을 폭행중인 기태의 첫인상은 당연히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두 친구의 마뜩잖은 표정은 기태에 대한 반감과 경계심을 더한다. 시작부터 기태는 우리에게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위협적인 존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