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6세 배우 전채은은 우는 것보다 웃는 연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티없이 유쾌하게 웃는 영락없는 십대 소녀지만,
이보다 자신의 위치와 성장을 잘 이해하는 배우를 만나는 것은 도무지 쉽지 않을 것이다.
원래 연기는 다른 사람을 (말그대로)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합창단에서 ‘빨강머리 앤’이라는 뮤지컬의 앤 역할을 맡고 대사를 할 수록 내가 진짜 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에요. 우와, 이거 되게 신기하다. 진짜, 그때 심장이 너무 두근거리고, 되게 재미있었어요.
하고 싶은 게 되게 많았어요. 곤충학자, 달리기 선수, 아나운서도 되고 싶었고, 경찰도 너무 멋있어서 되고 싶었고, 나이팅게일같은 간호사도 정말 되고 싶었어요.
달리기 선수요? 달리기 되게 잘했나봐요.
반에서 남자애들도 다 이겼어요. 지금도 체육선생님이 놀라시더라고요, 체육했냐고.
되게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셨어요. 워낙 어렸을 때이기도 했고, 연기 연습을 엄마가 도와주셨거든요. 연기에 점점 흥미를 갖게 되는 걸 직접 옆에서 보셨죠. 그래 너가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해라. 오히려 엄마가 오디션도 먼저 찾아봐주셨고, 집에서 연기 연습 상대역이 되어주셨어요.
초등학교 때 독백 연기로 연습을 했었는데요, 이런 걸 많이 했어요. 엄마, 나 언제 죽는데? 괜찮아, 엄마. 모든 사람은 죽는 거잖아. 친구들이 이 옷 예쁘대, 엄마가 사준 이 옷. 그런데 엄마가 여기 누워있으면 어떡해. 하하, 막 이런 거요.
맞아요. 처음엔 눈물 잘 흘리는게, 그게 연긴줄 알았어요. 이제 커가면서 보니까, 오히려 웃는 게 더 어렵더라고요. 웃는 연기를 할 때는 정말 내가 행복해야 진짜 그런 연기가 나오는 거니까 그게 되게 힘들더라고요.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연기를 하면 주변 친구들이 나를 살짝 멀리하지 않을까? 그런데 오히려 요즘 친구들이 야, 너 드라마 본방사수할게, 응원을 해주고요. 각자의 꿈이 있으니까 그걸 향해 나아가자고 옆에서 응원해줬어요. 저도 역시 응원해주는 그런 사이로 지낼 수 있게 되었어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수업을 빠지게 되었어요. 그때 친구들이 따로 모여서 회의를 했대요. 채은이를 어떻게 대해줄까. 그런데 채은이가 불편해할 수도 있으니까 평소 대하던대로 해주자. 그냥, 연기에 대해 많이 물어보지 말고 평소 친구들 대하듯이 편하게 대하자, 그렇게 얘기를 했대요. 그걸 듣고 너무 감동받았어요.
항상 TV에서만 보던 사람들을 눈앞에서 보고 대화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진짜 믿기지 않았어요. 무슨 다른 세계 같았고. 물론 지금도 굉장히 신기해요. 지성 삼촌도 예전에 ‘킬미힐미’ 보면서 되게 멋있다 했었는데 막상 만나니 떨리고 말이 안 나왔는데, 이제는 같이 함께 연기를 하고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아, 이분들도 똑같은 어른이구나. 그리고 연기 외에 다른 대화도 하잖아요. 무슨 음식 좋아해? 그런 거. 그러면서 이분들도 똑같은 사람이구나.
그래서 지금 공부도 병행하고 있어요. 이게 사실 안정적인 직업은 아니잖아요. 혹시라도 내가 연기를 못하게 된다면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심리학 공부도 해보고 싶어요. 물론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기도 하고요.
'미나리'. '미나리'를 봤어요. '미나리'는 생각을 주고 감동을 주는 영화잖아요. 보고 나서는 되게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윤여정 배우님이 마지막에 하신 연기가 정말 인상깊었어요.
진짜 다해보고 싶어요. 그럴 수록 저도 연기가 많이 늘 테니까요. 꼭 해보고 싶은 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되게 똑똑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미스터 선샤인'에서 김민정 배우님이 한 역할 같은 거요. 너무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었어요. 두 번째는 아무 말 없이 표정과 눈빛으로만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그런 캐릭터.
맞아요. 하하. 그래서 도전!
잠은 충분히 많이 자고 있는 것 같아요. 하하. 그리고 목표로 했던 키가 160이었는데, 이제 그건 넘었고 이젠 키보다는 피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엄청 먹으니까 살도 엄청 찌고. 그래서 줄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100개 하고 5분 쉬고, 100개 하고 5분 쉬고.
‘Treat You Better’. 너무 좋더라고요. 잠잘 때 반복재생으로 들은 적도 있고. 그리고 갓세븐의 ‘라스트 피스’. 원래 갓세븐이라는 그룹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악마판사’를 하면서 진영 오빠를 만나게 된 거죠. 그리고 드라마를 시작할 때쯤 이 곡이 신곡으로 나왔었어요. 듣다보니 더 좋아지는 그런 노래 있잖아요. 그래서 자주 듣고 촬영장에서도 틀어놓고 막 춤추고 그랬어요.
아, 폴더폰이라서….
대신 아빠 폰에 제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해놨어요.
원래는 그냥 기본 배경화면이었어요. 제가 제 사진 해놓고 너무 귀엽지 않아요? 하하.
아, 이런 것좀 하지마 좀. 하하. 그런데 그러면서 계속 해놓고 계세요.
하아, 옷.
원래 치마를 전혀 안입었는데, ‘악마판사’ 하면서 치마를 정말 많이 입었거든요. 그런데 보니까 어울리는 거에요. 하하하.
거의 6개월 정도를 드라마에 몰입하다, 이제 끝나니 살짝 허전한 느낌? 마치 꿈을 꾼 것 같은 느낌?
첫 촬영과 마지막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는 감정 연기를 하는 것도 그렇고 좀 힘들었는데, 마지막 날이 되니 아, 그래도 내가 조금 늘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았어요.
친구들이랑 놀러가는 거? 저 없을 때 친구들끼리 모여서 밀크티 마시고 그런거 부러웠거든요. 아, 나도 끼고 싶다.
아, 지금은 기말….
‘어느 누가봐도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 하하.
PHOTOGRAPHER 우상희
EDITOR 박태일
HAIR 구예영(고원)
MAKEUP 김윤정(고원)
STYLING 박태일, 박지윤(BELL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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